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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보험 가입’이 결정하는 서비스의 차이

기사승인 2019.07.01  10: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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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칼럼

   
▲ 보조기기를 이용해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

작년부터 직장에서도 장애인식개선교육이 법정의무교육으로 지정됨에 따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발급하는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장애인 당사자에게는 새로운 직업군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로부터 장애인식개선 교육기관으로 인증 받은 기관과 파트너 강사로 등록하거나 개인적으로 강의하는 프리랜서 강사의 경우, 4대보험 가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뜩이나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부족한 장애인 이용자가 많은데, 강사로 활동하게 되면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더 필요해질 수 있다. 강의를 가고 싶지만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이 부족해 어렵게 잡은 강의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직장 생활로 인한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을 40시간 추가로 제공받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직장’이란, 4대보험 가입이 되는 곳으로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방법인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재직증명서 등의 서류가 필요한데, 역시 4대보험 가입이 필수적이다. 교육을 하는 강사도 엄연히 강의료를 받으며 일하는 ‘근로자’인데, 4대보험 가입이 안 된다는 이유로 서비스 지원이 제한된다는 아니, 제공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은가? 근로기준법 제2조에 따르면 ‘근로(勤勞)’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의미한다. 정신노동이란 주로 두뇌를 써서 하는 노동을 말하고, 육체노동은 육체를 움직여 그 물리적 힘으로써 하는 노동을 말한다. 강사는 강의를 하면서 두뇌도 사용하고 마이크나 프리젠테이션 등을 활용하기에 광범위하게 본다면 정신·육체노동자 모두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장애인 강사는 강의 장소까지 이동하고, 강의를 준비·진행하는 데 있어서 장애로 인한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이 경우 활동지원사나 근로지원인으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하지 않을까? 4대보험 가입의 요건 중 하나인 월 60시간 이상 근무는 강사에게 너무 가혹한 요건일 수도 있다. 출강 일정이 불규칙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매월 강의가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기에, 월마다 근로하는 시간이 다를 수밖에 없다. 위 두 종류의 서비스뿐만 아니라 장애인 근로자가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보조공학기기도 마찬가지다. 장애인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보조공학기기를 지원받고 싶어도, 역시 4대보험에 가입되는 근로자가 아니면 그림의 떡일 뿐이다.

   
▲ 근로지원인의 지원을 받는 모습

꼭 강사가 아니더라도 장애인 권익옹호활동가, 동료상담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장애인들이 4대보험 가입이 되지 않은 채 ‘근로’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도 분명히 ‘근로’하고 있음에도 근로지원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고, 활동지원서비스도 직장생활로 인한 시간추가를 받을 수 없으며, 보조공학기기도 지원받을 수 없다. 반면 4대보험 가입이 된 장애인 근로자는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활동지원서비스 시간을 추가로 받을 수 있고, 근로지원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또 장애 유형과 특성에 맞는 보조공학기기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업무 수행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어쩌면 4대보험 가입은 근로자로서 최소한으로 갖춰야 할 요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장애인에 비해 취업이 쉽지 않은 장애인에게도 4대보험 가입을 조건으로 서비스 제공의 유무가 결정되는 것은 불합리하지 않을까?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민 팀장은 “사람들은 그런 불합리에서 이의제기를 잘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원과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나서기보다 센터나 단체에서 제도를 만들어주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예전보다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전문화되고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서비스’를 장애인 당사자들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이용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있더라도 그것을 이용하기 위한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를 밟는 데도 어려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장애인 근로자들이 일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서비스를 편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박관찬 기자 p306kc@naver.com

<저작권자 © 함께걸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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